정읍장날

/ 고광헌 - 창비 <시간은 무겁다> 22면

편집팀 | 기사입력 2022/02/28 [08:08]

정읍장날

/ 고광헌 - 창비 <시간은 무겁다> 22면

편집팀 | 입력 : 2022/02/28 [08:08]

정읍 장날

 

                                   / 고광헌

 

아버지, 읍내 나오시면 하굣길 늦은 오후 덕순루 데려가 당신은 보통, 아들은 곱빼기 짜장면 함께 먹습니다. 짜장면 먹은 뒤 나란히 오후 6시 7분 출발하는 전북여객 시외버스 타고 집에 옵니다.

 

배부른 중학생, 고개 쑥 빼고 검은 학생모자 꾹 눌러써봅니다.

 

어머니, 읍내 나오시면 시장통 국숫집 데려가 나는 먹었다며 아들 국수 곱빼기 시켜줍니다 국수 먹인 뒤 어머니, 아들에게 전북여객 타고 가라며 정거장으로 밀어냅니다 당신은 걸어가겠답니다.

 

심술 난 중학생, 돌멩이 툭툭 차며 어머니 뒤따라 집에 옵니다

 

ㅡ 창비 <시간은 무겁다> 22면

 

▲ 사진=조상연     ©

 

자식에게 하는 거 

100/1만 어머니께 해도 효자 중에 

큰 효자겠다.

 

아들과 함께 짜장면 먹는 아버지

당신은 배부르다며, 아들에게만 

국수 곱빼기를 시켜주고 아들은 차 태워 보내려하고 

당신은 걸어가겠다는 어머니……,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른 점이다.

부정과 모정의 차이다.

 

2022년 2월 28일. 아침에 시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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