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계등 몽돌

김영길 / 시집 <문득 나한테 묻고 있네> 14면

편집팀 | 기사입력 2022/06/24 [09:43]

구계등 몽돌

김영길 / 시집 <문득 나한테 묻고 있네> 14면

편집팀 | 입력 : 2022/06/24 [09:43]

구계등 몽돌

                         

                            / 김영길

 

 

썰물이든 밀물이든
몽돌은 저음의 염불이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하면서
서로의 살을 깍는 일로
한생을 견디는

몽돌 위를 걸으면서
닮은 듯 닮지 않은
그들의 내력을 안다

오직
둥글어지기 위한 수련뿐인
수도승
저 많은 머리의 불자들......

 

ㅡ 시집 <문득 나한테 묻고 있네> 14면

 

▲ 사진=조상연     ©

 

시를 읽으며 몽돌해변을 가본 적은 없지만 머리속에 그려보았다. 수많은 몽돌의 번뇌가 하나의 꽃이 되기 위해 염불을 웅얼웅얼거리는 장엄한 화엄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졌다. 도대체 몽돌은 몇 아승지를 거쳐 이토록 둥글게 되었을까? 아라한과는 얻었을까? 나는 얻었을 거라고 믿는다. 시인 김영일 선생께서도 이 시를 짓는 동안만큼은 부처가 되었을 것이다. 부처가 되어 번뇌에 신음하는 구계등 몽돌에게 게송으로 가르침을 내리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집착마저 버려라. 그래야 둥글어지느니.…..,”

 

2022년 6월 24일. 아침에 시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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