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규의 장례식
/ 허연
비가 내렸습니다 권진규 시는 허름한 옹이 박힌 관 속에 누워 있었습니다. 언제까지나 시들지 않을 것 같은 꽃은 모짜르트가 들고 왔습니다. 잉크가 번져 얼룩진 리본엔 <내 정신이 너의 가슴에>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여섯 명의 조객 중엔 천재도 범인도 바보도 있었습니다. 하관이 끝나고 빗줄기가 굵어지자 붉은 황톳물이 그들의 발을 적셨고 갑자기 모짜르트가 소리를 지르며 뛰어가고 있었습니다
ㅡ 아침달 <천국은 있다> 117면
내 장례식장엔 <울고 넘는 박달재>가 흘렀으면 좋겠다.
2022년 6월 29일. 아침에 시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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