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균한의학 박사의 진료실 편지 < 기상통>

기상통이라고 아시나요?

편집팀 | 기사입력 2023/02/28 [05:00]

김형균한의학 박사의 진료실 편지 < 기상통>

기상통이라고 아시나요?

편집팀 | 입력 : 2023/02/28 [05:00]

날씨가 흐리면 아프고 쑤시고 결리고 몸이 무겁지 않습니까?

 

'내 몸은 기상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비나 눈이 오면 몸이 무겁다고 합니다.

장마철에는 온몸이 천근만근이라고 합니다.

 

▲ shutter stock image/newskok DB     ©

날씨가 흐리면 저기압 상태라고 합니다.

저기압이 되면, 몸의 균형이 무너져서 평소 아팠던 부위가 더 아파지게 됩니다.

 그러는 것일까요?

 

기압이 낮아지면 우리 몸의 균형이 무너집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과자 봉지로 설명해보겠습니다.

과장 봉지를 차에 싣고 높은 곳에 오른다든지, 높은 산에 등산하는 경우, 과자 봉지의 부피가 커지는 것을 본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높은 곳에 오르면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해발이 높지 않은 평지에서의 공기 압력은 높은 곳에 비해서는 훨씬 높습니다.

그런데 높은 산에 올라가면 대기의 압력이 낮아지므로, 과장 봉지를 누르는 힘이 약해집니다.

그런 결과로 과자 봉지가 커지는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날씨가 흐려져서 공기 압력이 낮아지는 저기압이 되면, 평소의 균형이 맞았던 몸과 대기의 압력 균형이 무너져서 신체가 부풀어진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 균형이 깨지게 되는 것입니다.

 

균형이 무너지면 인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신체 조절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자율신경이란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을 말하는 것으로, 인체의 자동조절 시스템입니다.

사람은 이 자율신경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신체기능이 모든 상황에 적합하게 조절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이 자율신경 기능이 약해지면, 몸이 무겁거나 소화가 안 되고, 머리가 아프고, 기분이 울적해지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정상적인 경우에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되는데원래 만성적인 통증이 있던 사람은 날씨가 흐려져서 저기압이 되면, 원래 가지고 있던 통증이 더 심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관절통이 더 심해지고, 기분이 더 울적해지고, 몸이 무겁고, 쉽게 짜증이 나며, 두통도 더 악화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자율신경에 영향을 미쳐 생기게 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기압이 낮아지면 인체의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내이(內耳)의 전정기관이 민감해지고, 그로 인하여 뇌로 가는 신경전달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부분에도 악영향을 미쳐서 '기상통'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이 기상상태에 민감하신 분들이라면, 원래 있던 질환에 의한 통증이 더 악화한 것은 아니고, 일시적 기상상태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일단은 안심해도 좋습니다.

 

날씨에 의하여 통증이나 피로도 두통이 증가한다면, 미리 대처법을 안다면 증상의 악화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기상통'이 있는 분들이라면, 우선 평소에 자율신경의 기능을 튼튼하게 만들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잘 자고 잘 먹고 운동하는 것입니다.

수면이 좋아야 신경이 건강해집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어두워지면 최대한 빨리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신경 기능의 건강에 좋은 것입니다.

아침에 기상 시에는 햇빛을 보면서 기상해야 좋습니다.

 

햇빛은 모든 에너지의 근원이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합성과 수면촉진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과도 관계가 깊습니다.

그 다음으로 식사입니다.

하루 세 끼 식사를 잘 드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음식을 골고루 드셔야 신경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루에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의 걷기나 자전거 타기, 수영, 조깅등과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하면 신경 기능의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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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통은 귀의 내이(內耳)와 관계가 깊습니다.

귀를 따뜻하게 하면 내이에 혈액 순환이 좋아져서. 내이가 건강해지므로, 기상통의 예방에 좋습니다.

내이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려고 시간이 된다면 사우나나 반신욕을 해도 기상통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귀를 둘러싼 조직에 마사지를 해주면 좋습니다.

한의학 경혈 중 완골, 예풍이라는 혈 자리를 눌러주면 좋습니다. 귀 주위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귓바퀴를 손으로 잡고, 상하 전후로 잡아당겨도 훌륭한 예방적 치료가 가능합니다.

한방 처방으로는 오령산이라는 약이 기상통이 있을 때 복용하면 효과가 매우 좋습니다.

 

만약 날씨가 흐릴 때 두통이 심해진다거나 관절통이나 어지러움, 신체 피로감이 있을 때, 오령산을 복용하면 훨씬 증세가 완화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술과 담배는 기상통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조심하셔야 합니다.

날씨가 흐려지며 기압이 내려가는 날, 통증이나 몸이 무거우신 분들, 관절통이 심해지거나 두통, 우울감이 심해지는 분들은 평소 건강한 수면과 규칙적 식사, 운동을 열심히 하시고 귀에 핫팩을 대주거나 마사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귀 주위에 침을 맞거나 오령산과 같은 한약을 드신다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기상통'에 대한 적절한 대처로 행복한 나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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