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연의 "그림에 썰을 그리다"

제38화 재미없는 예술은 가라

편집팀 | 기사입력 2023/08/14 [05:00]

조상연의 "그림에 썰을 그리다"

제38화 재미없는 예술은 가라

편집팀 | 입력 : 2023/08/14 [05:00]

재미없는 예술은 가라

 

▲ 재미없는 예술은 가라 -가산 김부식     ©

 

고로헌 음악가의 콘트라베이스 연주를 듣고 그 음률에 대한 감상을 한글의 자음으로 작품화한 것입니다. 서예 자체가 추상인데 음악이라는 추상적 음률을 다시 추상이라는 문자로 표현한다는데 깊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서예의 변화를 모색하는 작업이 많은 고민을 동반했구요. 장르의 통섭과 융화를 선도해가는 다변화하는 현대의 사유를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서예가로서의 저의 고민이 나타낸 결과물입니다.” ㅡ 가산 김부식 선생의 말씀이다.

 

나는 공부를 해도 재미없는 공부는 안 한다. 책을 읽어도 재미없는 책은 안 읽는다. 시도 마찬가지다. 화집과 사진집을 제법 많이 가지고 있지만, 사진과 그림도 그렇다. 우는 재미, 웃는 재미, 기쁜 재미, 슬픈 재미, 감동할 수 있는 재미, 분노할 수 있는 재미, 사색을 동반하는 재미 ()이 모든 걸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단 한 가지라도 충족을 못 시키면 그건 예술이 아니다.

 

감동이 없으면서 재미가 있기도 어렵지만, 시절 인연 따라 나중에라도 재미가 있겠구나 하는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사진이다. 지금은 재미없는 사진이지만 50년 후에 보면 그때는 이랬구나!” 하며 웃는 재미와 감동할 수 있는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첨부한 그림은 가산 김부식 선생의 작품이다.

 

웃는 재미를 주는 그림이다. “뭐지?” 호기심을 유발하는 재미가 있다. 내가 무당도 아니고 그 속내를 어찌 알겠나? 안다면 미친놈이다. 글씨의 의미에 대해 알고 모르고를 떠나 거실이 넓다면 걸어놓고 싶다. 표구를 안 하고 심플하게 판넬에 붙인 다음 콩기름을 먹여 벽에 걸어놓고 싶다. 그리고 집에 손님이 오면 못 알아듣겠지만 입술에 빠다를 살짝 바르고 설명을 한다. 길게 설명할 것도 없다.

 

거시기가 그 거시기여. 알지? ?”

 

내가 집에 걸어놓고 싶은 그림이라고 했는데 그림을 걸어놓을 수 있는 거실이 넓은 집부터 장만해야겠다. 아주 오래된 옛날 도라지 위스키 시절의 단독주택이라 거실이 없다. 쯧쯧.

 

#가산김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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