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길
/ 채성병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 문득 가고 싶었습니다 매일 밤 듣던 도밍고의 별은 빛나건만의 별도 시들해져갈 무렵 붉은 봄이 오기 전 인생이란 과연 얼마나 많은 길들을 가지고 있는지! 아직은 잔설들 드문드문 남아 있는 겨울의 잠 덜 깬 길들을 풀어가다 보니 미처 가보지 않은 길 하나 달밤에 외길인 양 두둥실 떠올랐습니다 오랜 세월 생각했던 생각처럼 떠올랐습니다 길도 양파껍질 벗기듯 벗기다 보면 아무 남는 것이 없습니다 닫고 싶을 때 닫고 열고 싶을 때 여는 귀를 따라 지독한 양파 냄새 맡으며 그 길이 가고 싶었습니다 아무 남는 것 없을지라도 길이란 과연 얼마나 많은 별들을 가지고 있는지! 양파껍질 벗기듯 그 길을 문득 벗기고 싶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콕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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