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냉이
/최문자
모래 속에 손을 넣어본 사람은 알지 모래가 얼마나 오랫동안 심장을 말려왔는지. 내 안에 손을 넣어본 사람은 알지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말려왔는지. 전에는 겹 백일홍이었을지도 모를 겹 동백이었을지도 모를 꽃잎과 꽃잎 사이 모래와 모래 사이 나와 그 사이 그 촘촘했던 사이. 보아라. 지금은 손이 쑥쑥 들어간다. 헐거워진 자국이다. 떠나간 맘들의 자국 피마른 혈관의 자국.
신두리 모래벌판 가본 사람은 알지 피마른 자국마다 꽃 피는 거 헐거워진 모래자국으로도 노랗게 꽃 피우는 거 지금, 신두리 모래벌판 꽃냉이 한철이다. 슬픔도 꽃처럼 한 철을 맞는다. <저작권자 ⓒ 뉴스콕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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