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 홍일표
허공의 틈새에 슬그머니 몸을 밀어넣는 새가 보인다.
술값을 내고 슬며시 사라지듯 부고도 없이 혼자 살던 친구가 갔다.
픽션처럼 꿈속의 꿈처럼 슬그머니
개운산공원에 서서 본다 먼 하늘 한 모퉁이에서 스스로를 지우며 아득해지는 새의 행방을
그가 떠났다 다시 돌아오지 않으려고 발자국도 무덤도 없이 슬그머니
구름이 짓고 허무는 마음의 자리에 새들이 와서 지저귄다 오래 날이 저물지 않는다. <저작권자 ⓒ 뉴스콕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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